[INTERVIEW] Interview with Sui Park: Creating 3D Flexible Organic Forms

JUNE 30, 2020

By Ungyu Yeo





Thought Bubbles, Cable Ties, 2014


안녕하세요, 작가님. 독자 분들께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섬유 소재 중 하나인 Cable Ties (케이블 타이)와 낚싯줄을 이용하여, 설치 및 섬유조형 작업을 하고 있는 박수이입니다. 저는 현재 뉴욕에 거주, 작업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국 및 유럽에서 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섬유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한국에 있을 때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섬유예술과 현대자수를 전공했습니다. 3학년때 섬유 조형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섬유를 이용한 부드러운 조형’ (Soft Sculpture) 작업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Flow, 7 ft (L) x 4 ft (W) x 7 ft (H), Black Cable Ties, 2015


섬유만의 매력이나 장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엮어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이나 천 (fabric) 등 부드러운 섬유 재료가 서로 엮이면서 중첩이 되면 내구성이 강화되어 건축적인 구조를 형성할 수 있고 주어진 공간에 다양하게 입체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섬유의 재료에 따른 다양한 촉감은 작업의 주제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주로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만드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정적으로 보이지만 끊임없이 진화하는 자연의 경이로운 역동성과 유기성을 시각화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케이블 타이, 낚시줄의 원재료는 모두 플라스틱입니다. 둘 다 인공적이고, 대량생산되며 한 번 쓰면 버려지는 일회용품에 가까운 것들이에요. 무기 재료로 자연의 유기성 (Organism)을 표현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합니다만, 인간인 우리가 시대를 거치며 그 시대만의 방식과 재료로 경이로운 자연을 표현해 온 것처럼, 저는 이 재료들을 가지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현시대의 특징을 살려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Moss, Hand-Dyed Cable Ties, Tent Stakes, 2018 


Sprout, Cable Ties, Tent Stakes, 2016 



Between Tides, Cable Ties, Monofilament (Fishing Line), 2017


Between Tides, Cable Ties, Monofilament (Fishing Line), 2017 


<Moss> <Sprout>, <Between Tides> 같은 작품들의 경우, 작품을 실제 자연에 배치하며 의미를 완성한 작품들인데요. 그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가 건축, 특히 Adaptive reuse (건축의 재활용) 분야를 공부하면서 꾸준히 옛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조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인공 재료를 사용하여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자연의 일부분이 되는 과정을 기록해보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Hidden Gem, 108 in (W) x 45 in (L), Hand-Dyed Cable Ties, Black Cable Ties, Acrylic Paint, 2018


<Hidden Gem> 작품은 모래 입자를 확대-시각화한 작품인데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우리가 해변에 가서 보는 모래는 우리 눈으로 볼 때 다 같아 보이고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각각의 모래 입자들은 확대해서 보면 그들만의 모양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래 입자의 확대-시각화를 통해 개개인들 모두 그들만의 고귀함을 지니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작품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예술적 지향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 작업이 다른 작가들과 큰 차별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대미술, 섬유예술을 하는 많은 작가들 가운데 제 작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나가며 꾸준히 작업하고, 발표하는 작업들이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 작업이 관객들에게 인생에서 사소하지만 좋은 감정으로 문득 떠올려지는 순간으로 기억되고 공유되기를 바랍니다.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과 메릴랜드 아트 칼리지(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 유학 시절에 주로 어떤 걸 배우고 느끼셨나요?


저는 이십대 초반은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다가 삼십대가 되어 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조금 철이 든 상태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제가 어릴 때 공부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를 덜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은 것 같습니다. Baltimore, Maryland에 위치한 MICA에선 Environmental Design (환경 디자인)을 공부했는데 Baltimore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역사성, 문제점 등을 건축학적 관점에서 다루고 공부하다보니 Adaptive Reuse (건축의 재활용) 이라는 건축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RISD에서 이를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두 학교를 다니며 느꼈던 점은 두 학교 모두 전공 (major)의 확장, 융합에 대해 상당히 오픈 마인드이고, 학생들에게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전공과목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전공을 경험해보도록 장려하고 배운 것들을 융합해보는 과정을 통해 사고의 유연함을 배우고 학생 스스로 새로운 지향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과정을 통해 섬유와 건축의 결합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현재까지 계속 제 작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Undulating Beauty, 21 ft x 7.5 ft x 2.5 ft (H), Black Cable Ties, 2018


뉴욕에서 활동하는 것의 제일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뉴욕에는 정말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모이고 전시가 되는 곳이라 이러한 전시들을 직접 접한 관객들의 작품을 보는 관점과 취향 또한 다양한 것 같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매번 전시도 찾아가고, 또 작품들을 구매하며 작가들을 서포트 합니다. 졸업 후 뉴욕에서 활동한 지 약 7년정도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저에게도 이런 관객들이 조금씩 생겨나서 제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이 뉴욕에서 활동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작가의 길을 걸어가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나요?


작가로서 어려움을 느낄 때는 주기적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 활동을 막 시작할 당시에는 순수 미술 전공이 아니였어서 어떠한 루트를 통해 전시를 할 수 있는지, 좋은 venue (장소)와 그렇지 않은 venue의 구분이라던가 작업 후의 documentation (문서화) 작업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서툴고 모르는 것 투성이였습니다. 아는 작가도 없어서 스스로 알아가며 해야 하던 그때가 조금은 막막했는데 이러한 과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작가로서 나아가야 할 길과 내가 하고 있는 작업 자체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하면서 어려움의 연속을 겪는 것 같습니다. 어느 일 하나 쉬운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Blue Print, 54 ft (L) x 18 ft (W) x 14 ft (H), Cable Ties, 2014


작업 전반에 걸쳐 특별히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미술가 Antony Gormley의 작업은 언제나 저에게 영감을 줍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채움과 비움의 조화로움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건축가 Peter Zumthor가 설계한 건축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Interior Architecture를 공부할 때 방학때마다 그가 설계한 건축 공간들을 방문하고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재료적 특성, 주변 환경을 끌어와 만들어내는 차경(借景)까지 그가 사려 깊게 고민하고 설계한 공간은 여백을 가득 품은 꽉 찬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계신 작가로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한국 작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한국에서도 해외 진출의 다양한 길이 많이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 전시나 국제 레지던시에 많은 응모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모든 응모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응모를 하면서 본인의 작품을 알리다보면 좋은 기회가 꼭 온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아트텀스 매거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인터뷰를 통해 아트텀스 매거진 독자분들과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더 좋은 작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앞으로도 제 작업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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