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S] KIM SUNDOO'S SOLO EXHIBITION @ Hakgojae Gallery, Seoul

FEBRUARY 19, 2020 




'KIM SUNDOO'S SOLO EXHIBITION' l <김선두展>

* Date:  2020.01.22 - 03.01

* Venue: Hakgojae Gallery, Seoul l  학고재 본관


* For more information about the exhibition and artists, please follow the link here.


학고재는 2020년 1월 22일(수)부터 3월 1일(일)까지 김선두(b. 1958, 전라남도 장흥) 개인전 《김선두》를 연다. 최근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드러내면서 세계 동향을 기민하게 반영한 선구자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미술의 입지를 견고히 다질 때다. 국제적 시야를 확보하는 한 편, 우리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 학고재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 및 작품을 꾸준히 조명해왔다. 


김선두는 대표적인 동시대 한국화가다. 다양한 실험적 시도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해 제68회 서울특별시 문화상(미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가 선보이는 김선두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학고재 본관에서 19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꾸밈없이 진솔한 화법으로 그려낸 서정적 화면이 돋보인다. 김백균 미술평론가가 전시 서문을 썼다.  


ARTWORKS


이번 전시에서는 김선두의 ‘Slow Landscape' 연작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Slow Landscape - Deokdo Road〉(2019)이 그중 하나다. 김선두는 자신의 색을 한국의 묵은지와 고추장에 비유한다. 맵지만 겉절이처럼 화끈거리지 않는 빛이라는 것이다. 화면 중앙 하단에 자리한 반사경이 눈에 띈다. 두텁게 중첩한 배경의 붉은 빛과 달리 매우 옅은 농담으로 그렸다. 수채화처럼 가볍게 표현해 배경과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차를 운전하다 굽은 길을 만나면 속도를 줄이고 반사경을 살피게 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순간이다. 비로소 주위에 ‘느린 풍경'이 펼쳐진다. 새로운 각도와 반경의 세계다. 삶에도 이러한 순간이 필요하다. 가끔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어 서야 지나칠 뻔한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직진을 방해하는 신호를 만나야 쉬어갈 수 있고,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 

 

〈Asceticism- Beautiful Days〉(2019)은 60대의 김선두가 스스로가 가장 빛나던 시절, 20대 후반을 회상하며 그린 자화상이다. 장지에 엷은 먹을 여러 차례 먹여 배경을 마련했다. 뚜렷하고 간결한 윤곽으로 표현한 젊은 날의 두상이 정면을 응시한다.

 

작품 하단에 월요일부터 일요일을 뜻하는 알파벳을 나란히 적고, 그 위에는 매일의 일정을 흐릿한 글씨로 새겼다. 세 달여의 삶을 쓰고 지운 흔적이 먼지나 구름처럼 뿌옇다. 세월에 따라 사라지고 잊히는 매일의 삶, 순간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기록해 기억하고자 했다.

〈Dried Snapper〉(2019)는 생선의 배를 갈라 펼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하나의 몸이 벌어져 등을 맞대고 대립한다. 도미의 좌우 얼굴이 맞닿아 성난 사람 같은 인상을 띤다. 탐욕스러운 괴물의 형상이다.

 

김선두는 마른 도미의 형상에 인간 사회를 투영하고자 했다. 서로 다른 색을 띤 두 눈이 이념의 차이를 나타낸다. 한 몸을 유지하며 대칭을 이룰 때에는 생명을 지닌 물고기였다. 양 극단을 향해 찢어진 탓에 내면 없는 외피만 남아 죽은 몸이 되었다. 각자의 신념만을 고집하여 딱딱하게 굳어 버린 사회의 모습이다. 


김선두의 〈I Will Show You the Stars - Pumpkin〉(2019)는 찬란한 배경색 위에 ‘낮별’을 촘촘히 수놓은 작품이다. 사람들은 종종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잊고 산다. 별은 언제나 하늘에 떠 있지만, 환경에 따라 시야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현상이 본질을 가리는 일이다. 김선두가 새긴 별은 본질을 기억하자는 제안이다. 세상의 진리와 이치를 별에 비유하고자 했다.

 

화면 위 시든 호박 줄기들이 여럿 서 있다. 사람이 쓸모를 위해 키우던 농작물이다. 땅에는 음료수 캔, 과일 포장지 등의 쓰레기가 나뒹군다. 탐욕과 집착을 비워낸 공산품의 껍데기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탐진치(貪瞋癡)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욕심, 노여움, 어리석음이라는 세 가지 번뇌를 떨쳐내야 열반에 이를 수 있다. 욕망과 잡념을 버린 풍경 위 하늘 위에 비로소 별이 가득하다.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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